정치권 인재 영입, 선거 때 ‘이미지 개선용’ 그쳐…전문성 키워주고 ‘정당정치 경험’ 쌓게 해야
박홍두·심진용 기자 phd@kyunghyang.com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밖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해온 역사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거대 양당 정치체제가 굳어지면서 ‘인재 영입’도 대결의 모습을 띠게 됐다.

과거 이념이나 세력 확장 중심의 영입에서 최근에는 인물의 이미지에 집중하는 영입이 이뤄지고 있다. 여야는 감동적인 스토리 찾기나 청년, 여성, 장애인 등 제도정치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유권자들에 맞춘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정당 정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보여주기성 영입에 그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외부 영입이 본격화된 건 1996년 15대 총선부터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보수세력과의 ‘3당 합당’ 이후 개혁적인 인사들의 영입에 나섰다. 이재오, 김문수, 이우재 등 재야에 있던 민중당 인사들을 전격 영입했다. 보수 여당의 외연 확장을 위한 영입이었다. 이회창, 박찬종 등 전문성 있는 명망가들도 데려왔다.

김대중 대통령도 15대 총선 때는 김한길, 정동영 등을, 16대 총선에선 우상호, 이인영, 임종석 등 학생운동 출신 젊은 인사들을 대거 수혈했다. 세대교체 효과와 전문성을 노린 것이다.

최근 정치권의 외부 영입은 청년이나 여성, 장애인 등 사회 각 계층을 대변하는 인사들에게 맞춰지는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용으로 발레리나 출신의 여성 장애인을 1호로 시작해 소방관, 환경운동가, 벤처 기업가 등을 영입했다. 한국당은 탈북자, ‘미투’ 여성 체육인 등을 영입했다. 기존 제도정치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연령, 성별, 직업 등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문제는 이들 영입 인사들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대부분 정당의 이미지 개선용에 그친다는 점이다. 19~20대 총선 때부터 각 당이 청년·여성·장애인 등을 등용했지만 정작 이들에게 관련 정책들을 맡겨놓은 뒤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평상시엔 변화하지 않다가 선거 때만 되면 변화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인재영입에 나서는데 실제로 선거 승패 원인을 분석해보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전문성 있는 영입 인사들도 기성 정치권 텃세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여의도를 떠나기에 이르렀다. 19대 총선 청년비례대표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된 뒤 왕성한 활동을 했던 장하나 전 의원이나, 20대 총선 영입인사인 표창원, 이철희 의원 등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입법활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결국 정치권을 떠났거나 떠나겠다고 나섰다.

이렇다 보니 이제는 정치권이 선거용 영입보다는 이들의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엘리트나 명망가, 감동적 스토리에 혈안이 될 게 아니라 이들을 정당정치에 뿌리내리게 하고 정치적 전문성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핀란드 여성 총리 산나 마린(34)이나 미국 여성 초선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30)의 돌풍 뒤에는 꾸준한 정당정치 경험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들이 들어와서 비례대표 의원을 한번 하고 지속적으로 정당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당이 만들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당내 기반이 없는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할 제도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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