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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면 핵융합을 두고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 지구에서 태양을 만들어내려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우습고 창피스러운 꼴을 면하기 위해서 핵융합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알아두도록 합시다.

 

 

핵반응은 핵분열과 핵융합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핵분열은 원자핵이 쪼개지는 것이고 핵융합은 원자핵들이 합쳐지는 것을 말합니다. 두 과정 모두 반응 전의 질량이 반응 후의 질량보다 크기 때문에, 즉 반응 과정에서 질량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에 손실된 질량에 해당하는 만큼의 에너지가 산출되는 반응입니다. 아인슈타인의 공식 E = mc^2에서 보이듯 c^2이 굉장히 큰 값을 갖기 때문에 핵반응 과정에서 일어나는 질량손실은 미미하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에너지가 산출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핵반응을 이용하면 적은 연료만 가지고도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핵분열과 핵융합을 두고 비교하자면 핵융합이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융합은 핵분열보다 시작물질의 단위 무게당 에너지 산출량이 크고, 그 과정에서 유해한 물질이 방출되지도 않아 처리비용도 적고 사고 부담도 적기 때문이지요. 우리를 비춰주는 태양이 바로 핵융합을 하고 있습니다. 태양은 가벼운 원소를 연소시켜 핵융합을 일으키고, 거기서 산출된 에너지를 이용하여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물론 더이상 핵융합을 위해 연소시킬 가벼운 원소들이 없어지면 태양 역시 소멸하게 됩니다만, 그때쯤이면 우리도 소멸하고 없을 것입니다.

 

 

원자핵들을 합쳐 에너지를 산출하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고온과 고압의 조건이 필요합니다. 핵융합 반응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들마다 필요한 온도 조건은 모두 다릅니다. 이중에서 인류가 가장 도전해볼 만한 것은 바로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반응(D-T 반응)입니다. D-T 반응은 그나마 필요한 온도 조건이 가장 낮고, 따라서 우리가 도전하기에 제일 형편이 좋습니다.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D-T 반응보다 효율이 좋은 D-D 반응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넘어가겠지만 현재로써는 D-T 반응에 필요한 온도를 얻기도 힘듭니다. 무려 1억 K 이상의 온도 조건이 충분히 긴 시간 동안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핵융합 반응에 필요한 온도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방법은 한 가지 뿐이었습니다. 바로 원자폭탄을 이용하는 것이었죠. 원자폭탄은 핵분열 과정을 이용하는데, 원자폭탄이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엄청난 온도와 압력이 핵융합 과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입니다.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 두 발을 투하하며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자신들이 세계 군사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점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영국 해군의 전함 드레드노트가 세계 해전사를 새로 쓰며 이전에 나온 모든 군함을 고철조각으로 만들었듯이, 미국이 만든 원자폭탄 역시 이전의 모든 무기를 압도하는 막강한 위력을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미국이 전세계를 압도하리라 생각했죠. 그러나 1949년 소련이 곧바로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하자 미국은 순식간에 소련에게 따라잡혔다는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이 공포는 소련을 다시금 무릎 꿇릴 수 있는 더 강력한 무기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고, 핵분열보다 강력한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폭탄 - 즉 수소폭탄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으로 연결됐습니다. 물리학자 에드워드 텔러와 레오 질라드 등은 나치만큼이나 소련을 증오했던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소련을 무찌를 수소폭탄 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마침내 텔러가 핵융합에 필요한 온도 조건을 달성하려면 원자폭탄이 발생시키는 방사선 내파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짜냈고, 1952년 미국은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하였습니다. 그 위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700배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53년 소련까지도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하면서 무제한 군비 경쟁이 시작되었고, 지금에 이르러 인류 스스로를 파괴하기에 충분한 군사력을 보유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폭탄이 아니라, 핵융합 반응을 지속적으로 일으키면서 인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융합 반응로를 건설하는 일은 수소폭탄을 만드는 일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우선 D-T 반응의 연료를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한 온도 조건까지 가열시키는 것이 첫 번째 어려움이요, 그만큼 가열된 연료를 보관하는 것이 두 번째 어려움인 것입니다.

 

 

첫 번째 어려움에 대해서 우선 따져보겠습니다. 핵융합 반응에 필요한 온도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때마다 원자폭탄을 폭발시킬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대신 가능한 방법으로는 강력한 전류를 흘려 연료를 가열시키거나, 레이저를 쏘아 연료를 가열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실험 중이며 어느 방법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곤란한 형편입니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전류를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낫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으로서는 필요한 온도 조건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국제열핵실험로(ITER)가 이 온도 조건을 뛰어넘기 위해 각국의 협력을 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이 많은 연구와 투자를 해왔으며 최근에는 한국의 핵융합로인 KSTAR도 이 국제 연구공조체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주로 온도의 지속시간 - 밀폐성능변수 측면에서)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공이 엄청난 투자를 쏟아부어 앞선 연구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실정입니다.

 
두 번째 어려움에 대해서 따져보겠습니다. 첫 번째 어려움에서 말했듯 그만큼 높은 온도로 연료를 가열시키는 것도 문제입니다만, 정작 가열시켰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뜨거운 연료를 마땅히 보관할 수가 없다는 것에서 이러한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태양의 경우 우주공간에 존재하는데다 엄청난 질량에서 유래하는 만유인력 덕분에 적당한 장치가 없어도 핵융합에 사용되는 연료를 저절로 보관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구의 경우 뜨겁게 가열된 연료를 보관하기 위한 장치를 따로 개발해야 겠지요. 연료가 1억 K 이상 가열되면 고체와 액체, 기체를 넘어 플라스마 상태가 되는데, 이 플라스마 상태의 연료를 보관할 수 있는 용기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보관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용기와 닿지 않게 보관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용기와 닿지 않게 하면서 플라스마 상태의 연료를 보관하는 것을 연료의 밀폐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시도된 연료의 밀폐 방식은 토카막 방식과 관성밀폐 방식의 두 가지 입니다.
 

토카막이란 러시아어 тороидальная камера с магнитными катушками[타로이달나야 카메라 스 마그니트늬미 카투슈카미]의 두문자어 입니다. тороидальная камера с магнитными катушками를 해석하면 자기 코일로 만든 원환체실이라는 뜻이며, 쉽게 말하자면 자기 코일의 힘으로 플라스마를 도넛(원환체) 형태로 밀폐할 수 있는 방을 뜻합니다. 도넛 형태의 진공 용기를 따라 강력한 전류가 흐르는 코일을 배치하면, 여기서 발생하는 전자기력에 의해 내부의 플라스마가 가열되어 핵융합 반응에 필요한 온도 조건에 도달할 뿐 아니라, 동시에 공중에 뜨게 되어 용기에 닿지 않으면서도 보관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름이 러시아어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련에서 개발한 방식이며, 오늘날 핵융합로의 대세지만 후술할 다른 밀폐 방식보다 아주 선도적인 것은 아닙니다. 토카막 방식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용기를 둘러싼 코일에 강력한 전류를 흐르게 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는 초저온 상태의 초전도체를 이용하여 해결합니다. 초저온에서 전류저항이 거의 0에 이르는 초전도체를 사용하면 강력한 전류를 흐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초저온 자체도 초고온만큼 만들기 힘든 것인데다, 초전도체와 관련된 기술개발 자체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진척되었기 때문에 토카막 방식도 제대로 연구가 시작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관성밀폐 방식은 엄청난 에너지의 레이저 빔을 사방에서 연료로 발사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연료가 압축되어 가열되면서 동시에 용기의 중앙에 밀집된 상태로 보관됩니다. 레이저 빔만이 아니라 엄청난 에너지의 빔을 사방에서 쏠 수만 있다면 가능한 것이라 전자 빔, 양성자 빔을 이용하는 방식 또한 연구되고 있습니다. 토카막 방식이 소련에서 개발되었다면 관성밀폐 방식은 주로 미국의 주도로 개발되었죠. 관성밀폐 방식을 위해서는 말했듯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중앙에 밀집된 매우 조그만 연료 덩어리에 집중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오늘날까지도 레이저의 출력이 필요한 만큼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매우 조그만 곳에 집중시키는 기술도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무너뜨리기 위한 마지막 일격으로 준비한 MD 체계에 레이저 빔을 이용한 미사일 요격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겸사겸사 연구가 조금 진척되었으나, 개념 연구 이상으로 나아가기도 전 소련이 무너지는 바람에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 레이저 빔 기술연구도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미 해군이 다시금 레이저 빔 병기의 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이에 힘입어 레이저 빔을 이용하는 관성밀폐 방식의 연구도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핵융합을 이용한 발전에는 이러한 어려움이 산재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국제적인 연구공조체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성과도 고무적인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그 저력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과학연구에서도 선도적인 국가가 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도 핵융합을 포함한 기초과학에 꾸준히 투자를 해야 할 것이며, 전혀 아는 것도 없으면서 처음부터 '태양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못박고 비난하는 일 역시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출처 ( https://www.dogdrip.net/2619682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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